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눈 앞에 욕심

행복을 위한 글

by 나우고 2019. 12. 4. 21:25

본문

조선시대에 범어사에 대우라는 주지스님이 계셨는데

 

하루는 일주문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어린아이가 쓰러져 있었다.

 

 

남루한 차림에 그 아이는 아마도 며칠은 굶어 보였다.

 

이를 불쌍히 여긴 스님이 사찰로 데리고 들어와 잘 보살펴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아이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를 출가시켜 행자승으로 삼고

 

절의 허드렛일 등을 시키고 불교 수행을 배우게 하였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그 아이가 열 두세 살쯤 되었을 때

 

행자생활이 끝나고 사미승이 되어 경전공부와 함께 농사도 지었는데

 

하루는 손을 베어 울고 들어왔다. 그것을 본 주지스님께서

 

“너 왜 울고 들어오느냐 손가락을 베어서 아파 우는 게로구나” 하였다.

 

그런데 “손가락이 아파 우는 것이 아닙니다.”하고 대답하면서,

 

내 손이 조금 베여 이렇게 아픈데, 채소를 수확할 때 밑 동체 꺾는데 그 채소들을 얼마나 아플까 하여

 

불쌍해서 운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주지스님은 어이가 없어 웃기는 하였지만,

 

그 녀석이 큰 스님이 될 재목이다 싶었다.

 

 

 

다음날부터 강원에서 공부를 시켰더니 날로 학식이 늘고 교리에 밝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주지스님에게 찾아와서는 “스님!

 

스님께서는 왜 수행은 하시지 않고 절 살림에만 신경을 쓰시는 것입니까?”하는 것이었다.

 

스님께서는 할 말을 잃어 나는 나중에 공부해도 되니 너나 열심히 하라고 하고 웃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몇 년이 지나 그 아이는 불교 교리와 염불 등을 어느 정도 공부하여,

 

이재는 수행을 떠나고 싶어 스님께 찾아가 여쭈었다. “스님 제가 이제 경전공부와 염불은 어느 정도 했으니

 

금강산에 들어가 수행하고 싶습니다. 보내주십시오.”하였다.

 

그 말을 들은 스님은 “네가 절에서 먹은 밥값은 하고 가야지 아직은 절 살림도 많고 하니

 

절 살림이나 돌보고 염불이나 해주고 더 머물러라”하고 말씀하셔서,

 

주지스님 말씀대로 몇 달을 그냥 보내다가 수행이 너무 하고 싶어

 

절에서 야반도주하여 금강산으로 들어갔다.

 

 

 

 

세월이 흘러 금강산으로 들어간 그 아이였던 스님이 도를 통해 세상을 훤히 내다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범어사 주지스님이던 자신의 은사 스님을 생각하며,

 

선정에 드니 범어사와 스님이 눈에 보였다.

 

그런데 그 주지 스님은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3년 뒤에 세상을 하직하고 저승길로 향하는 것이 함께 보였다.

 

자기를 키워주고 배우게 해 주신 분인데 저렇게 놔둘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신통으로 바루를 크게 만들어 공중에 띠우고 그것을 타고 범어사로 날아가 스님을 찾아뵈었다.

 

바루를 타고 공중으로부터 날라 온 자신의 상좌를 보고는 기뻐하며 반갑게 맞이한

 

스님께서 “공부를 많이 하여 도를 통했구나”하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그 스님은 자신의 은사스님인 주지스님께

 

앞으로 스님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수행을 하지 않으면

 

큰 뱀이 되어 절 주변을 돌며, 축생으로 살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스님을 범어사 옆 천귀만 별이란 계곡으로 모시고 가서

 

자신의 주장자로 큰 바위를 골라 두드리며 이렇게 말했다.

 

“명천스님 나오시오”하니 큰 구렁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본 주지스님이 기겁을 하며 놀라자 상좌 스님은

 

“저 구렁이는 예전에 이 절의 주지스님이었는데

 

수행은 하지 않고 주지로 있으며 재물과 명예를 탐내 죽어서는

 

절 살림에 대한 집착이 많아 절 주변에 구렁이로 태어나

 

자신의 살림을 누가 훔쳐가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지키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놀랐으나, 다시 그 상좌 스님이 다른 바위를 두드리며

 

일 휘스님 나오시오 하나 그 바위에서도 큰 구렁이 한 마리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연후 다른 바위를 두드리며, 누구누구 스님 나오시오 하나

 

그 바위마다에 큰 구렁이들이 있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아주 큰 바위를 두드리며, 스님 나오시오 하니

 

그 바위에서는 구렁이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주지스님이 상좌 스님에게 물었다.

 

“이 바위에서는 왜 뱀이 나오지 않는 것이냐”하고 물으니

 

상좌 스님께서는 “이 바위의 주인은 바로 주지스님의 것입니다.

 

앞으로 삼 년 뒤 입적하시면 큰 구렁이가 되어

 

이 바위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하니 주지 스님은 짐짓 놀라 물러나며

 

“그러면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그 상좌 스님이 “저와 함께 금강산으로 가서 도를 닦으시죠”하였다.

 

 

 

 

 

그 말을 들은 주지스님은 공부를 해 도를 통해서

 

다음 생에 뱀으로 태어나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을 다지고 같이 가겠다고 했다.

 

절로 돌아온 주지스님은 절 살림을 다른 스님들께 맡기며 이렇게 당부하였다.

 

“이것은 곳간 열쇠이니 잘 보관하고 이것은 금부처이니 잘 보관하라,

 

또 농사를 소홀히 하지 말고 잘 지어서 살림을 늘리도록 하고 청소도 잘하고

 

항상 도둑 조심하고 시주 물건은 잘 챙겨 따로 보관하라,

 

그리고 불사에도 신경을 쓰라”하며, 이런저런 일 들을 일일이 말해두었다.

상좌 스님이 신통으로 바루를 크게 만들어 주지스님께 타시라고 하고

 

자신도 올라타며, 주지스님께 말했다.

 

“스님 일단 바루가 하늘로 날아 금강산으로 가면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십시오”

 

스님을 그렇게 하마 하고 바루에 올라탔다.

 

한 참 금강산을 향해 바루가 날고 있었는데

 

주지스님은 절이 궁금해서 도저히 참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뒤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절에 불이 난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본 스님을 돌아가야 된다며, 내려 달라고 했다.

 

그러자 상좌 스님이 “스님 저것은 절이 불타는 것이 아니라

 

 

 

 

 

 

 

 

 

스님의 욕심이 불타는 것입니다.”라며 말했다.

 

이 말을 듣고도 무작정 다시 절로 돌아가야 한다며,

 

내려달라고 해 하는 수 없이 절로 돌아가 내려드리고

 

“인연이 없어서 할 수 없구나”하고 탄식하며 금강산으로 돌아갔다.

이윽고 삼 년 이 지나고 주지스님인 대우스님은

 

입적하시고 다시 일 년이 지나 기일이 되었다.

 

범어사에서는 주지스님의 기제를 지내기 위해 한참 분주하였다.

 

이것을 선정에서 본 금강산의 상좌 스님은 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바루를 타고 범어사로 내려와 스님들과 보살들을 도와 제사 준비를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너무 오래 동안 금강산에 있다 보니 절 식구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누구냐며 그냥 공양간에 가서 설거지나 도으라고 물리쳤다.

 

스님은 자신이 설거지를 하겠다고 공양간에 있는 그릇들을 가지고 나와 절구통에 넣고 찧어 버렸다.

 

그러자 보살들과 스님들이 놀라 당신 지금 무슨 짓을 하냐고 하며 말렸다.

 

그런데 스님은 태연히 모든 그릇을 한대 찌그려 트려 한 뭉치를 만들어버렸다.

 

이 광경을 본 스님들이 놀라 할 말을 잊고 있을 때 그 스님은 그 그릇들을 상위로 던져 버렸다.

 

그런데 그 그릇들이 반짝반짝 윤을 내며 가지런히 상위에 놓이는 것이 아닌가,

 

이것을 본 스님들과 보살들이 놀라 도인이 오셨다며, 누구시냐고 여쭈어 와 스님께서

 

“저는 주지스님이셨던 대우스님의 상좌입니다.

 

일찍이 길을 떠나 도를 닦아 이제와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스님을 모시고 올 테니 팥죽이나 한말 쑤어주세요”하였다.

 

 

 

 

 

그리고는 절 옆에 있는 계곡의 큰 바위로 가 주장자로 바위를 두드리며

 

“대우스님 나오시오”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큰 구렁이가 한 마리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것을 본 스님은 “스님 그 큰 덩치로 못 먹고 계시니

 

얼마나 배가 고프시겠습니까”하며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였다.

 

공양간 앞으로 온 스님과 뱀은 팥죽을 쑨 큰 가마 앞으로 갔다.

 

“스님 배가 고프실 테니 죽을 드십시오”

 

그 뱀은 한 솥 가득한 팥죽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그것을 본 스님이 “이제 그 배부르게 드셨으니 그 솥에 머리를 박고 죽으시죠”하였다.

 

그러나 그 뱀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개를 내 져 었다.

 

그러자 스님이 “그 흉측한 몰골이 그리도 좋습니까?”

 

하며 나무 했다. 그러자 그 뱀은 솥에 머리를 박고 죽었다.

 

그리고는 그 뱀의 영혼은 하늘로 떠올라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스님은 바루를 타고 그 영혼을 쪼았어 갔다.

 

영혼이 돼지가 교미하는 곳으로 날아가 그곳으로 들어 갈려고 하였다.

 

그것을 본 스님이 돼지들을 주장자로 두들겨 패 교미를 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그 영혼이 이번에는 무당개구리 교미하는 곳으로 날아갔다.

 

개구리를 쫐으니 말벌 집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 주지스님이었던 뱀의 영혼이 전생에 복력이 부족하고 업장이 많아

 

돼지를 보고는 큰 부자 집으로 착각하고 무당개구리를 보고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춤추고 노는 것으로 착각하고 말벌들을 보고는

 

군사훈련을 하는 병사들로 보였던 것이다.

그 스님이 영혼을 잡아 바루에 담아두고 인연이 맞는

 

사람을 찾아 자식으로 점지해 주려 하였다.

 

그리고는 마을로 내려가 좋은 인연이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한 노 부부가 저녁에 같이 잠자리에 들려는 것이 보였다.

 

그 부부는 나이가 들도록 자식이 없어 항상 걱정이었는데 자식을 점지해달라고

 

부처님께 몇 년 동안 기도를 올렸었다.

 

그래서 그 영혼을 그 부부의 자식으로 점지해주고

 

다음 날 아침 그 부부들을 찾아갔다.

 

그리고는 그 노부부에게 “열 달 후 아주 귀여운 옥동자를 낳을 것이니

 

잘 키우시오, 그 아이가 돌 이 되었을 때 데리러 오겠소!”라고 이야기하였다.

 

그 노부부는 “이 나이에 우리가 무슨 아기를 가지겠소 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스님 뜻대로 하겠소이다.”하고 대답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열 달이 지나 정말 그 노부부는 옥동자를 낳았고

 

약속한 대로 아이가 돌 이 지났을 때 그 스님이 찾아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부부는 아이를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스님은 “작년에 나와 약속하지 않았소!

 

그러니 그 아이는 내가 데려가겠소!”라고 하였다.

 

이에 그 노부부가 “그때는 정말 아이가 생길 줄 몰라서 그런 약속을 했던 것이지

 

정말로 이렇게 아이가 생길 줄은 몰라 소!”라고 대답했다.

그 스님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 아이에게 물어봐서 나를 따라가겠다고 하면

 

나에게 주시고 그렇지 않겠다고 하면 데려가지 않겠소!”

 

그 노부부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아이에게 물었다.

 

“얘야 이 스님을 따라가겠느냐?”그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 부부는 아이가 무얼 알겠냐며 아이를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스님이 “후회하지 마시오”라며 돌아서 걸어 나갔다.

 

그 스님이 그 아이와 점점 멀어지자 아이는 불안해하며 울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경기를 하여 숨이 거의 넘어갈 지경에 이르렀다.

 

그 제서야 그 노부부는 이 아이가 그 스님을 따라가야 될 팔자라는 걸 깨닫고 애타게 그 스님을 불렀다.

 

스님께 “부디 큰스님으로 키워주시오”하고 눈물을 흘리며 아이를 건네주었다.

 

세월이 흘러 어언 십 년이 지나 그 아이는 사미승이 되었고

 

경전 공부와 절 살림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스님께서

 

“지금부터 너는 방에 가만히 않아 문에 바늘구멍을 하나 내놓고

 

그 바늘구멍으로 소가 들어올 때를 기다려라

 

만약 소가 들어오거든 소가 들어왔다고 크게 외치거라”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런 후 몇 개월이 지나 갑자기 방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소가 들어왔다.

 

소가 들어왔다”그 소리를 들은 스님께서 방으로 뛰어 들어가 보니 그 아이는 몸에서 광채가 나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네가 내 상좌로구나!”

그 아이는 큰 깨달음을 얻어 전생의 일들을 다 기억하고 자기를 가리킨 스님이 자신의 상좌임을 알은 것이다.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이 자비심으로 헐벗고 굶주린 아이를 데려다가 키워준

 

공덕에 의해서 비록 현생에 자신이 나쁜 일을 많이 하였다 하더라도

 

후생에 큰 복전을 이루어 큰 깨달음을 얻거나 부귀와 공명을 누리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는 스님이었던 한 사람이 남을 도와 이루게 된 복전이기에 깨달음의 길로 인도되었지만

 

만약 장사를 하는 사람이거나 정치를 하는 사람 또는 여타의 직업에 있는 사람이

 

다른 중생을 구했을 때에는 다음 생애에 나타나는 그 결과가

 

갑부의 아들 정치가의 아들 또는 큰 명예와 부를 가진 이의 자식으로 태어나 그 부와 명예를 마음껏 누리게 된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